조깅을 하다가 햇볕이 무척 반가운 이즈음이다. 올 유월 축축한 날씨가 연일 이어진다. 변화가 심하다. 그래 이즈음 비 맞으며 조깅 하고 천둥 번개 치지 않으면 산에 간다. 날씨가 내가 하는 일에 맞추어주기를 바라느니 나를 날씨에 맞춘다. 당연하다. 어제 저녁땐 허나 햇님이 방긋했다. 호숫가 옆 초.. 툇마루 2012.06.13
카프카와 개 카프카가 자신의 일기장 한 구석에서 개들을 짖는 모습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장한다. 대두분의 개들은 무턱대고, 아무 이유없이 짖는 반면 몇몇 개들은 일단 상대를 탐색하며 냄새를 맡은 뒤 만약 그 냄새가 자기한테 새로울 경우 짖는다고. 그는 이러한 개들에 심지어 ‘이.. 툇마루 2012.06.05
역설의 美 방금 전 측간에 앉아 있노라니 Hölderlin의 시 Der Rhein의 한 구절과 함께 잡념이 떠올랐다: "Denn schwer ist zu tragen Das Unglück, aber schwerer das Glück." (왜냐하면 추스리기 힘든 것은 불행이나, 더 힘든 것은 행복이니.) 불행 추스리기도 힘들지만 행복 추스리기가 더 힘들다는 휄덜린의 말.. 툇마루 2012.06.05
익은 똥 뮌헨에 살 땐 올림픽공원에서 뜀박질을 즐겼다. 몇년이래 뜀박질도 산행과 마찬가지로 붐이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공원을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이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뛰지 않았다. 그 때부터 달리다 서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 나눴.. 툇마루 2012.05.11
아도르노의 감기와 한계 아도르노의 한 제자가 회고합니다: 1. 아도르노의 감기 그 때, 내가 처음으로 아도르노의 강의에 참석했을 때, 그러니까 지난 세기 60년대 중반이지, 하여튼 그 넓은 강의실이 빈 자리 하나 없이 꽉 차더군. 아니 빈 자리가 뭐야,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지. 시간이 되어 그 유명한 아도르.. 툇마루 2012.04.22
돼지찌개 돼지찌개를 아십니까? 생소한 이름이죠? 바로 흔히들 말하는 김치찌개를 저와 제 친형은 어렸을 때 그리 불렀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이 찌개에 들어 있는 김치보다는 오히려 돼지 고기가 훨씬 더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돼지찌개지 그게 어디 쉰 김치에서 따온 김치.. 툇마루 2012.04.22
이렇다 보다는 어떻게 경허의 가르침을 다시금 읽고 있다. 글이 짧아 그런가 구체적인 방법론을 허나 찾기 어렵다. 강을 건너가면 우리가 그리고 그리워하는 저쪽이 이리 보인다는 가르침보다 바로 그 강을 어찌 건너느냐 하는 방법론적 가르침 말이다. 마음을 비우면 이리 좋다 하는 말보다 마음을 어찌하면 .. 툇마루 2012.04.11
기지개 켜다 내 삶에 작지 않은 획을 그었다. 매듭을 짖고 숨을 챙기며 기쁨 속에서 이제 다시금 시작한다. 멀리 보이는 산 위로 해가 아직 떠오르지는 않았으나 그 빛이 나를 흠뻑 반겨준다. 그래 내 사랑방 ‘문화마당'에 다시금 들렀다. 좀 더 많은 일을 할 욕심이다. 문화란, 엄격히 따지자면, 우리.. 툇마루 2012.04.01
집 그간 이사를 했다. 예정에 없던 행사였다. 옛집 주인이 느닷없이 집세를 올리고자 하는 바람에 이에 동의하지 못해 새집을 구한 게다. 허나 전화위복이라고나 할까, 새집에 들어와 보니 드디어 이 마을에 안착되었다는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 집 위치, 시설 등등이 옛집에 비해 훨씬 좋다... 툇마루 2012.03.28
경제성장률과 쓰레기의 상관관계 며칠 전 한 독일 TV에서 매우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봤다. 지금 세계 각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수 내지는 소비를 강조하는 경제 성향에 대한 비판이 그 주제였다. 오랫만에 배운다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시청했다. 엡슨 프린터라 기억하는데, 제조과정에서 이미 삼사년 뒤 더 이상 .. 툇마루 201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