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이렇다 보다는 어떻게

서동철 2012. 4. 11. 07:28



경허의 가르침을 다시금 읽고 있다. 글이 짧아 그런가 구체적인 방법론을 허나 찾기 어렵다.  강을 건너가면 우리가 그리고 그리워하는 저쪽이 이리 보인다는 가르침보다 바로 그 강을 어찌 건너느냐 하는 방법론적 가르침 말이다. 마음을 비우면 이리 좋다 하는 말보다 마음을 어찌하면 비울 수 있느냐 하는 말을 뜻한다. 이 비운다는 짓이 그리 힘드니 하는 소리다. 욕심을 내지 않으면 된다는 말보다 욕심을 어찌 내지 않을 수 있느냐는 답답한 마음에서 내지르는 하소연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실천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울부짖음이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바는 서너가지 밖에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호흡에 신경을 쓴다. 고르고 되도록 길게 들숨과 날숨을 조절한다. 적게 먹고 적당 량의 운동을 생활화 한다. 손해 보며 때론 멍청히 사는 것을 거의 당연시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를 절대 내지 않는다 등등이다. 


내게 있어 어쩌면 남들보다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는 게 있다 - 쓰기와 산행을 통한 수행, 삶.  쓰는 작업은 다름 아닌 내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는 일이다. 산행은 자연과 함께하는 호흡, 누리 속에서 누리와 함께 들숨과 날숨을 고르는 일이다. 이게 왜 내지는 뭣땀시 사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지는 허나 내 자신하지 못한다. 단지 한님께서 내게 주신 삶의 연장선 위에 서 있는 동안만큼은 참되게 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여긴다. 최소한 수동적인 뜻에서. 능동적으로 선뜻 나서서 보다 나은 세상을 이루기 위한 한 몫을 담당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당연 훨씬 더 큰 문제다. 나는 이리 여적 바탕쌓기에 숨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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