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방 123

문학이란 용어

대한민국에선 여적 '문학'이란 용어가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심지어 이를 직업으로 삼고 일하는 사람들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인다. 내가 오래 전부터 제안한 '언어예술'이란 대안은 씨도 먹히지 않는다. 이는 어찌 보면 학문에 대한 그리고 동시에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잘못되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아니 어쩌면 이에 대해 전혀 생각을 모으고 있지 않다고 해야 할까? 그냥 타성에 젖어 있다. 오래 전부어 써오던 말이니 그대로 계속 쓰는데 무에 잘못이 있는냐는 반문을 던지는 모습에도 미치지 않는, 그냥 그대로 가자는 식이다. 내가 직업으로 삼는 글 쓰는 일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이라 여겨지니 적지 아니 참담한 느낌이다. 허나 분명한 ..

예술방 2020.06.01

나이 들어

젊어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듯 싶었으나 저녁 땐 해 놓은 일의 초라함에 울음을 터뜨렸고 늙어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개를 떨구나 저녁 땐 그래도 해 놓은 자그마한 일에 미소를 머금곤 하네 (휄덜린이 미치기 전, 그러니까 추측에 30대의 나이에 이와 비슷한 짧은 싯구를 남겼는데, 이런 글을 남기기엔 너무 젋었다 여긴다. 어쩌면 그가 좋아했던 고대 희랍의 언어예술가 내지는 철학자들 중 한 명이 내뱉은 소리일 수도 있겠다 싶다.)

예술방 202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