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ktes Bild, 1987
Öl auf Leinwand
300 x 300 cm
리히터, 독일 현대미술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화가다. 쾰른에 머물고 있다 들었다. 사실 독일낭만주의적 전통을 잇는 화가로 소개하고자 벼르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한국의 ‘삼성사태’가 이 사람의 이름을 거들먹거리기에 급한대로 끌어들이는 과감함을 보인다.
사연인즉슨, 한국 미술계를 작금 휘어잡으며 문고리 잡고 방방 뜨고 있는 사람이 바로 삼성 재벌총수 이건희의 부인 홍라희 여사라 한다. 서울 한남동에 리움미술관을 경영하고 있다고. 이 여자가 자신의 일가중 몇몇 사람들과 함께 국제 미술시장에서 주로 걸죽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구입했다 하는데, 그 규모가 때론 이틀새 1800만 달러 이상이었다 하니 예술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을 너무 아주 뚜렷히 읽을 수 있다. 단지 이 ‘사랑’을 삼성의 국제적 계열회사들이 사기조작을 통해 꼬부쳐둔 비자금을 빼앗아 샀다 하니 그 애타는 마음에 혀를 찰 도리 밖에.
여하튼 언젠가 오래 전에 복부인 타령하며 부동산에 쏠렸던 대한민국 졸부들의 돈들이 이제는 미술작품들에 쏠린다는 소문을 내 익히 들었는데, 이번 ‘삼성사태’를 바라보니 그 연원지를 알겠더라. 홍라희 여사는 리히터의 추상 연작들 중 한 폭을 100만달러 이상을 주고 미국의 한 경매시장에서 (대리)구입했다고. 어쩌면 그녀는 위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생의 난해함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건 그렇고,
리히터가 자신의 예술함을 직접 얘기하는 모습을 옮긴다:
“내 건강도 평균 정도고 키 역시 평균치(172cm)며 외모 역시 평균정도로 잘 생겼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훌륭한 그림들을 그릴 수 있기 위해선 그렇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분명 낭만주의의 젖을 먹는다.
('삼성사태'로 떠들썩할 때 끄적거린 글이다. 그러니까 옛날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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