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공 악몽 나는 지금도 집을 나설 때마다 들리는 문 닫히는 소리 ‘찰칵’에 섬찟해 하곤 한다. 추억이고 싶지 않은 악몽이 서려 있어서다. 오래 전 유로화가 생기기 전, 그러니까 마르크화가 유통되고 있을 때 하루는 함께 한솥밥 먹는 사람들과 산책을 나가고자 했다. 일요일 점심식사 후 즐기곤 했던, 지금도 .. 툇마루 2010.03.26
동서양의 선현들 흔적 공구는 서기 전 551년부터 479년까지 숨을 쉬었다. 붓다에 대해선 아직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래의 통설은 서기 전 562년부터 서기 전 483년까지 세상에 발을 디뎠다고 말하고 있으나 근래 인도학 학자들은 이보다 훨씬 후로 그 시기를 잡고 있다. 독일의 불교학자 Schumann은 아직 확고히 자리잡지 .. 툇마루 2010.03.24
밥 설탕밥 어렸을 때 치과의사가 내게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내가 자기와 평생 친구가 될 소지를 다분히 갖고 있다고. 그만큼 이빨이 나쁘다는 말이었다. 이는 허나 이빨을 잘 닦지 않아 그렇다기 보다는 – 잘 닦은 편은 사실 아니었지만 – 오히려 그 때 내 즐겨 먹던 음식 탓이 아니었을까 .. 툇마루 2010.03.24
쇼펜하우어 오래 전 이 곳 대학에 적을 두고 있을 때 하루는 과 여비서의 초대로 일본 쇼펜하우어 학회장과 함께 식사를 하며 말을 섞는 기회를 얻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비서 – 나이 70이 넘었어도 법적 처녀라 Fräulein R. 이라 불렀다, 프로일라인, 참 정겨운 표현이다 –가 지 딴에는 동북아지역의 서양철.. 툇마루 2010.03.23
철학자와 돈 철학과 돈은 물과 기름이다. 돈많은 철학자란 그래 다름 아닌 네모난 삼각형에 다름없다 여긴다. 철학사를 보면 이러한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역사적이고 실증적인 증명이 되는 셈이다. 니이체가 말한 결혼한 철학자는 코메디란 말보다 더 진지하게 들리는 말이다. 결혼하고 돈많은 철학자란 .. 툇마루 2010.03.23
거리두기 지난 주말 근처 슈퍼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할 때다. 주말이라 계산대 앞에는 당연 줄이 섰는데, 바로 내 뒤에 서 있던 50대 여자의 행동이 잠자고 있던 성질을 건드렸다. 산 물건에 대한 계산은 커녕 점원이 가격표 스캔을 채 마치기도 전에 이 여자 바짝 내 뒤에 서더만 지가 오히려 점원의 바로 앞에 .. 툇마루 2010.03.20
고향 어렸을 때 내가 살던 집 바로 옆에는 논이 있었다. 때가 되면 올챙이 잡으러 다니라 바빴고, 개구리 우는 소리에 잠을 설치기까지 했던 기억이 여적 남아 있다. 철이 되면 뻐찌 따먹느라 바빴고, 여름철 시냇물에서 물장구치며 가재 잡느라 바위에 부딪쳐 선혈이 낭자한 이마빡의 아픔도 잊고 놀았다. .. 툇마루 2010.03.15
자동차 서너달 전 처한 상황에 어쩔 수 없어 차 한대 구입했다. 폭스바겐 중고차다. 그래 얼추 30년 전에 따 놓은 운전면허증에 다시금 생기를 불어 넣었다. 그 전까진 자전거면 몰라도 누가 포르쉐를 준다 하면 돈으로 바꿔 쌈팍한 자전거를 사겠다던 나였기에 운전면허증은 가끔씩 신분증으로 사용하곤 했을.. 툇마루 2010.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