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진리 주위를 나르며 맴돈다. 허나 스스로를 태워버리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로써 그리 한다. 예술의 능력은 어두운 허공 속에서 한 장소를 발견하는 데 있는 바, 바로 이 장소에선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던 한 빛줄기를 힘차게 낚아챌 수 있다."
(번역: 서동철)
언제 봐도 새로운 Kafka의 가르침이다. 그의 특유하고 뛰어난 비유의 예술이 돋보이니 말이다. 예술은 어둡고 빈 공간에서 그 어떠한 사전 지식 없이 한 강한 빛줄기를 잡아 낼 수 있는 장소를 발견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말, 절대 소진되어 버리지 않는다는 예술의 성격 규정은 새겨 둘 말이다. 왜, 어째서 라는 따지는 식의 말투를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가 보고 느낀 바를 솔직 담백하게 그대로 서술하는 듯한 말투를 쓴다.
어둡고 허무한 삶 속에서 어느 순간 갑자기 돌발적으로 뛰쳐 나오는 한 줄기 빛이 있으매, 이는 오로지 예술이라는 마당에서만 가능하다는 소리다. 어두움 속의 유일한 빛이니 따를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예술의 기능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과제라고나 할까? 어쩌면 철학이 할 수 없는 그런 일, 즉 카프카가 말하듯 어두운 공간에서 (철학이라는 수단으로는) 인지할 수 없었던 한 빛을 강렬하게 낚아챌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일 말이다 예술이 그 빛이다라는 소리가 아니라 예술로써 그 빛을 낚아챌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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