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방

딸따리와 인본주의

서동철 2011. 1. 20. 17:18

제목이 좀 거시기하다. 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걸었다. 장사를 하려하니 까짓 거 좀 봐줄 수도 있지 않냐? 남에 대한 욕도 아니고 좀 유치할 따름이니 눈 감아라. 실은 '자위행위'라 할까 하다 올리기 바로 직전에 살짝 고쳤다. 문득 저 아래 'SEX'란 제목으로 올린 글의 조회수가 떠오르매, 암튼 많이 배우고 적게 배우고 간에 사람들 남녀노소 불문이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3S 즉 SEX, SPORTS 그리고 SCREEN 하면 환장들을 하며 주체를 몬하고 조낸 수선을 떤다. 창피한 줄도 알고 살자, 우리. 


본론으로 들어간다: 
남자들의 자위 행위를 다음의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 개인의 욕구 만족, 즉 쾌감을 위해서 
둘, 더 이상의 자식을 낳지 않겠다는 거부의 행동으로서. 

근데 시방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냐? 이런 얼토당토 아니하고 너무 당연한 해석들과 인본주의와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아니지, 두 번째는 그렇게 당연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뭔 소리냐? 자식 새끼 안보겠다고 그 DDR 짓을 혀? 

진정하고, 내 헛소리 계속 내지른다: 
지난 세기 중엽쯤 유럽 공간의 예술 세계에서 비대상 예술 즉 거 머시냐 추상 예술을 비판하는 소리가 한 때 높았다. 이러한 비판의 소리 중 아주 자주 들렸던 소리가 바로 
"이 그림은 인간적이 아니야." 
하는 생뚱맞은 소리였다. 인간적? 먼 뜻이더냐? 이에 대해 몇날 밤을 꼬박 새며 얘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이 맥락에선 허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 일상의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이 전혀 없는, 그러니 필요 없고 쓰잘 데 없는 그런 '비인간적'인 예술 아닌 예술 작품이라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허나 과연 그럴까? 어쩌면 인간의 말초 신경 자극을 잣대로 삼는 듯한 이러한 피상적인 '인간적'과 엄청 다른 '인간적'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쪼께 어려워지니 잘 들어바바, 인간 의식 내부의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모르쇠, 예술을 통해 밖으로 끄집어내는, 그럼으로써 '인간적'의 근간이 되는 그 >>인간<<이 과연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야멸찬 시도 또한, 아니 엄격한 의미에서는 바로 이러한 노력만을 '인간적'이라 命名할 수 있지 않을까 말이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의 눈길을 피상에만 고정시키지 말고 우리 내부의 의식 깊숙이 뚫어보며 우리 자신을 그 뿌리로부터 다시 한번 치열하게 바라보자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호소다. 

그러니까 결국 이런 雜說이다: 
위 하나의 욕구 만족적 자위 행위를 피상적 인본주의에 해당한다 볼 수 있다면, 
위 둘의 기상천외한 해석은 심연적 의미에서 자위행위를 '새로 명명된 인본주의'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음... 
왜냐고? 
- 자식을 더 이상 낳지 않으며 버티는, 이 세상을 거부하는 반항의 몸짓을 까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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