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 당연 카프카의 노선에 서 있다. 베른하르드도 이에 속한다. 소설 속에서 대화 형식이든 독백 형식이든 철학에 대한 직접적인 지적 내지는 설명없이 오히려 예술적 창작을 통해 은근슬쩍, 독자 스스로 읽음을 통해 철학함을 끄집어낼 수 있는 그런 류의 글들을 썼던 예술가들이다. 그러니까 예술을 이루는 한 부분을 철학에 위임하는 모습(토마스 만), 즉 철학을 통해 예술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아니라 거꾸로 철학이 예술을 통해 이루어지는 그런 모습을 말한다. 니체의 경우 철학 속에 예술이 있고, 카프카나 베케트의 경우엔 예술 속에 철학이 있다. 토마스 만의 경우는 그러니까 어찌 보면 이게 뒤틀린 셈이다. 예술이 철학을 흉내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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