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꼭대기에 얼추 60년 전에 인류사 최초로 두 사람들이 올랐다. 이에 네팔에선 지난 수요일 큰 축제를 벌렸다 한다. 네팔 사람 노르게이가 뉴질랜드 사람 힐러리와 함께 그 꼭대기에 첫발을 디딘 장본인이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단지 추측에 서양사람들한텐 왜 60주년이 이리 중요한지 이해하기 쉽지 않으리라 본다. 쉽게 말해 왜 환갑이 50살보다 더 중요하냐 이 말이다. 메스너 역시 초대되어 함께 즐겼다고. 이 산을 비롯 8000미터 이상되는 꼭대기들 14개를 무산소 등정한 남부티롤 사람, 1978년 동료 하벨라와 함께 8848미터의 꼭대기를 처음으로 무산소 등정한 사람이다. 2년 뒤 1980년에 이 양반 다시 꼭대기에 올랐는데, 이 땐 혼자서. 당연 무산소로. 적지 않은 산악인들은 1953년의 등정보다 오히려 1978년의 등정에 더 실한 역사적 가치를 매기며 8848미터의 꼭대기를 진정한 뜻에서 처음 오른 사람은 메스너와 하벨라라고 여긴다. 산소통의 도움을 빌어 오르면 8000미터 이상 지역에서 겪는 소위 죽음의 지역을 거치지 않고 얼추 6000내지 7000미터까지 오른 셈이니 그렇다. 달리 말하자면 산소통 메고 오르는 경우는 자전거 경주에서 오토바이 타고 달리는 경우와 비슷하다 평가한다. 산행을 직업으로 여기는 전문산악인들끼리의 경쟁에서 무산소 등정을 페어플레이라 못 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건전한 직업정신과 관련된 문제다. 8000미터 이상되는 14개 꼭대기들을 전부 무산소로 오른 세계 최초의 여자는 오스트리아 사람 칼텐브룬너다. 작년에 이 큰 일을 마무리했다.
몇년이래 이 에베레스트 산이 욕보고 있다. 이 전에 비해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메스너가 올랐을 때만 해도 대부분 전문산악인들만 이 산에 서성거렸다. 이후 허나 이 산행을 관광상품화시키며 붐비기 시작했다. 세르파 족들로 구성된 도우미들이 미리 자일과 사다리등으로 오름길을 닦아 놓고, 천막을 치고 요리까지 책임지며 무거운 산소통 운반등을 떠맡으니 관광객들은 속옷등 약간의 자기소유물만 베낭에 짊어지고 설치된 고정자일을 붙잡고 오르기만 하면 되는 그런 산행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동네 뒷산 산책보다는 어렵다 한다만. 도우미들을 많이 쓰니 관광비용이 꽤 비싸다. 듣기에 70000유로 정도, 얼추 1억이 넘는 돈이다. 베이스캠프 모습 역시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하는데, 예컨대 진료시간, 치료비 등이 명시되어 있는 상시 천막병원까지 생겼다 한다. 더불어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이들이 남긴 쓰레기 또한 엄첨 불었고.
내 돈 쓰고 관광하겠다는데 뭔 참견이냐 하면야 할 말 없고 또한 그런 돈 씀씀새를 꼬집고 싶지도 않다. 산이 우리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정신, 산을 마주 대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이 적지 않이 어그러졌기에 하는 소리다. 산을 오르고 내리며 마주치는 어려움들을 스스로 극복하며 자신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움직이는 그런 모습이 아쉽다는 말이다. 메스너 하는 말이, 산소통 도움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는 자기한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단지 타인의 일방적 도움없이 자기 힘으로 꼭대기에 오르고 내림이 중요하다 말한다. 근데 그 말이 그 말인게, 얼추 50킬로 되는 산소통을 남의 도움없이 직접 짊어지고 8848미터 꼭대기를 오르고 내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산이 얼마나 좋으면 1억을 쓰고 오르는지 그 마음 헤아리기가 내겐 무지 힘들다. 워낙 없이 살아 그런가? 그렇게 오르고 내리면 또 뭐하냐 하는 생각이 들 땐 아리송해진다. 색다른 경험이기에? 근데 그땀시 1억이란 돈을 써? 뭐 1억이 주머니돈이라 여기는 사람이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만. 에베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상품화되리라 본다. 경제원리에 따라 말하자면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계속 이어질 게다. 우리가 산을 사랑하는 모습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