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방
나이 들어
서동철
2020. 5. 4. 17:09
젊어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듯 싶었으나
저녁 땐 해 놓은 일의 초라함에 울음을 터뜨렸고
늙어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개를 떨구나
저녁 땐 그래도 해 놓은 자그마한 일에 미소를 머금곤 하네
(휄덜린이 미치기 전, 그러니까 추측에 30대의 나이에 이와 비슷한 짧은 싯구를 남겼는데, 이런 글을 남기기엔 너무 젋었다 여긴다. 어쩌면 그가 좋아했던 고대 희랍의 언어예술가 내지는 철학자들 중 한 명이 내뱉은 소리일 수도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