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
이즈음 마냥 한국말 자주 들은 적 참 오랫만이다. 며칠이래 매일 듣고 있으니 말이다. 국정조사 생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보고 듣고 있다. 화면 속에 보이는 질의자들과 응답자들의 여러 모습들을 지켜보며 때론 웃기도 하고 때론 욕하기도 하고 때론 어이없어 하기도 한다. 어제 대법원장이 박근혜 정부에 의해 사찰 당했다는 소식을 듣곤 이 사람 참말로 지 애비 못된 짓만 골라 답습하고 있었음을 또 한번 확인했다. 하기사 자라면서 보고 들은 게 그것 밖에 없었으니. 사람이 이리 모자라다 보니 주변에 징징대는 이리 새끼들이 개침 흘리며 사리사욕 챙기는 게 자기를 위한 충성심에서 비롯되었다 여겼을 게다. 짐이 곧 나라이니 그건 동시에 나라에 충성함에 다를 바 없고. 김기춘이니 우병우니 하는 사람들 보라. 유유상종이라 했다.
대한민국 현 정치무대에서 박근혜와 더불어 그 저질성을 유감없이 보이는 무리는 허나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들이다. 같은 당 비박이란 무리를 까대는 모습이나 자기네들끼리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등 내지르는 말들을 듣다 보면 이들이 국회의원임을 빌미로 정치하는 무리라기 보다는 오히려 깡패짓 자랑하는 시정잡배들에 불과한 사람들이란 인상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솟구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이런 사람들이 어찌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말이다. 하기사 박근혜도 대통령에 당선되는 나라니 별 할 말 없다만.
조선일보는 또 어떻고. 소위 보수라는 가치를 내걸고 현 상황이 초래됨에 아울러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족벌언론의 대표아닌가. 보수 아니면 종북좌파라는 유아기적 이분법에 사회의 목탁임을 스스로 부정하며 광고주 감싸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찌라시에 불과한 신문 아닌 신문. 2차 촛불집회 직후였던가, 이제 촛불집회는 그만 하자며 친박의 제안이었던 내년 사월 말 퇴진과 유월 대선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모습에 자기 본래의 기능에 슬그머니 충실하고자 하는 의욕을 과시하던데, 그 후 더욱 거세진 촛불에 의해 결국 박근혜는 탄핵소추 되었으니 얼마나 쪽 팔렸을까. 그래 그 이후엔 방향을 돌려 야당 까기에 몰두하고 있다. 거세지는 야당 세력에 존재론적 불안감에 휩싸이며 벌리는 자기네들 먹거리 싸움인 게다. 동시에 이전 우병우한테 당했음을 복수하는 꼴도 볼사납고. 이 회사를 통해 밥벌이 하고 있는 김대중의 어설픈 글을 보면 그 한계를 다시금 엿보기도 한다. 그냥 단순히 받아들여도 될 김종필의 말 한마디를 자기는 이렇게 이해한다며 마치 남들 보지 못하는 것을 자기만이 볼 수 있다는 모습으로 글을 팔고 있으니 말이다. 평생 끼어 살아온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보수는 조선일보가 망하는 순간 생명력를 제대로 갖추지 않을까 싶다. 근데 이 신문이 대한민국 발행 부수 1위라 카던데, 위에서 말한 어그러짐에 어찌 그리 잘 맞춰 돌아가는 모습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