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은 정치적 개발도상국이다. 그나마 몇몇 시민단체들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기에 그렇지 이들마저 없다면 후진국이 틀림없다. 우리가 오래 전에 염원했던 민주주의가 부정선거 없음으로 마치 이루어진 듯 착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나 싶은데, 이는 민주주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연유한다. 민주주의의 기본 토대는 전 국민이 보여주는 의식, 이를 위한 교육수준의 향상이다. 꼭 학력이 높아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 또한 이에 속하니 말이다. 단지 남한 중고등학교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뭘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권위주의에 입시에 아이들은 시달리고만 있다. 이러한 잘못된 교육의 결과로서 이 아이들의 반 이상이 돈이 최고라는 생각을 품고 있으며 이러한 풍토에서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앞으로 나아진다는 희망을 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정치형태로는 무척 힘들지 싶다. 예컨대 그 우스꽝스런 보수-진보의 진영논리가 이에 속한다. 보수가 보수 같지 않고 진보가 진보 같지 않은 그런 우스꽝스런 모습 말이다. 꼴통보수 아니면 종북좌빨이다. 꼴통보수는 자기 편에 속하지 않으면 전부 종북좌빨이라 울부짖음에 종북좌빨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정치적 어릿광대일 뿐이다. 이런 이들이 남한 여당에서 주요직을 점유하며 정치적 권력을 행사하는 한 남한의 민주주의는 성숙할 수 없다. 이 외에 부의 공평한 분배, 고위 공직자들이 품어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의식 또한 민주주의 토대에 속한다. 대한민국에선 아직 요원한 꿈의 소리로 들리는 그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