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방
지우산
서동철
2012. 7. 22. 01:50
최민식
(왼쪽, 중앙 그리고 바른쪽으로 삼등분 되는 사진 작품의 그 절묘한 구상성, 나아가 바른쪽 쪼맨 가시나의 그 아스라한 천진난만한 모습, 이 모습에 내 눈 앞에는 는개가 깔리고...)
같은 시절 만들어진 김수영의 詩 한 수를 살그머니 올립니다:
罪와 罰
남에게 犧牲을 당할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殺人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놈이 울었고
비오는 거리에는
四十명가량의 醉客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犯行의 現場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現場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罪와 罰
남에게 犧牲을 당할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殺人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놈이 울었고
비오는 거리에는
四十명가량의 醉客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犯行의 現場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現場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196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