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똑똑한 한국인
서동철
2010. 10. 25. 21:27
측간에 앉아 있노라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옛날 옛적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대한민국을 영도하셨을 적에, 하루는 학교 국민윤리 선생으로부터 재밌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국인은 똑똑한 민족이다, 어련하겠냐, 누가 우리를 이끄시고 계신가 하며 침 팍팍 튕기며 다음의 일화를 들려주었는 즉슨,
한 한국 사람이 60년 대 미국 남부 모 도시에서 음식점을 찾았다. 들어 가 보니 한 쪽은 흑인들끼리, 또 다른 한 쪽은 백인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그래도 백인들 속에 끼어 식사를 하고 싶었으나 황인종 주제에 겁도 없이 자리 잡았다가 몰매 맞을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흑인들 속에 끼자니 소화가 되지 않을 듯 하고, 갈팡질팡 난감했다. 그 참에 떠오른 생각이, 자기가 직접 나서 자리 잡아 앉지 말고, 우선 식당 종업원을 조용히 불러 식사를 하고 싶으니 빈자리 있느냐 묻고 부탁 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속셈이었다. 그러면 그 종업원이 자기 피부 색깔에 어울리는 자리를 안내해 줄 것이 아닌가. 결국 백인들 속으로 안내 받았으니, 내심 환호를 올리며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린 마음에 '아, 똑똑한 우리나라 사람, 역시, 좋아, 좋아!' 생각되어 어깨를 으쓱거리기까지 했다. 배고픔의 위기를 happy end로 극복을 했으니, 그리고 그 당시 무자비한 인종차별을 일삼았던 미국을 떠올리면 아찔하기까지 했는데, 이런 머리가 바로 그 당시 각하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는 초석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할 정도로. 어른스럽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허나, 한님께서 보우하사, 똑같이 어른스럽게 곰곰 되씹어 보니 '어,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문득 뒤통수를 냅다 쥐어박지 않는가. 오히려 이러한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로서 일부러라도 흑인들 속에 끼어 식사를 하는 신라 화랑 관창의 줏대를 보였더라면 오히려 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었지 않았을까? 물론 인종차별이 옳지 않다는 확신이 서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만, 똑똑한 한국인이 이런 기본 상식조차 갖추지 않았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 수동적으로 맞추어 끼워져 굴러가는 똑똑한 생활보다는 오히려 그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판적 안목을 갖추고 능동적으로 그래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를 울부짖으며 고개 치어들고 버티는, 반항하는 몸짓으로 행동하며 조금은 미련한, 허나 줏대있는 한국인이 짜장 자랑스러울 정도로 똑똑한 한국인이 아닐까? 비록 몰매 맞아 코피 터지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옛날 옛적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대한민국을 영도하셨을 적에, 하루는 학교 국민윤리 선생으로부터 재밌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국인은 똑똑한 민족이다, 어련하겠냐, 누가 우리를 이끄시고 계신가 하며 침 팍팍 튕기며 다음의 일화를 들려주었는 즉슨,
한 한국 사람이 60년 대 미국 남부 모 도시에서 음식점을 찾았다. 들어 가 보니 한 쪽은 흑인들끼리, 또 다른 한 쪽은 백인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그래도 백인들 속에 끼어 식사를 하고 싶었으나 황인종 주제에 겁도 없이 자리 잡았다가 몰매 맞을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흑인들 속에 끼자니 소화가 되지 않을 듯 하고, 갈팡질팡 난감했다. 그 참에 떠오른 생각이, 자기가 직접 나서 자리 잡아 앉지 말고, 우선 식당 종업원을 조용히 불러 식사를 하고 싶으니 빈자리 있느냐 묻고 부탁 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속셈이었다. 그러면 그 종업원이 자기 피부 색깔에 어울리는 자리를 안내해 줄 것이 아닌가. 결국 백인들 속으로 안내 받았으니, 내심 환호를 올리며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린 마음에 '아, 똑똑한 우리나라 사람, 역시, 좋아, 좋아!' 생각되어 어깨를 으쓱거리기까지 했다. 배고픔의 위기를 happy end로 극복을 했으니, 그리고 그 당시 무자비한 인종차별을 일삼았던 미국을 떠올리면 아찔하기까지 했는데, 이런 머리가 바로 그 당시 각하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는 초석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할 정도로. 어른스럽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허나, 한님께서 보우하사, 똑같이 어른스럽게 곰곰 되씹어 보니 '어,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문득 뒤통수를 냅다 쥐어박지 않는가. 오히려 이러한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로서 일부러라도 흑인들 속에 끼어 식사를 하는 신라 화랑 관창의 줏대를 보였더라면 오히려 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었지 않았을까? 물론 인종차별이 옳지 않다는 확신이 서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만, 똑똑한 한국인이 이런 기본 상식조차 갖추지 않았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 수동적으로 맞추어 끼워져 굴러가는 똑똑한 생활보다는 오히려 그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판적 안목을 갖추고 능동적으로 그래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를 울부짖으며 고개 치어들고 버티는, 반항하는 몸짓으로 행동하며 조금은 미련한, 허나 줏대있는 한국인이 짜장 자랑스러울 정도로 똑똑한 한국인이 아닐까? 비록 몰매 맞아 코피 터지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