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큰사람
Reinhold Messner(1944- )
굳이 산을 즐겨 찾지 않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이 이름을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알프스를 바탕으로 세계의 산들을 차례로 정복한 사람, 그것도 모자라 남극과 곳곳의 사막들을 횡단하는 모험을 꽤나 즐기는, 무척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다. 세계에 14개 뿐인 8000m 이상 높이의 산들을 몽땅 정복한 유일한 산사람이다. 그것도 혼자, 산소공급기 없이, 거의 맨손으로. 고지대의 산소부족 현상을 끊이지 않고 경고하는 소위 학자들의 의견을 그대로 짓밟아 버린 장본인이다. ‘나를 보라, 살아있지 않는가!’ 하고 울부짖는다.
1944년 이탈리아 북부의 ‘남부티롤’ 지방에서 태어났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태어나 다른 아이들과 축구 등을 즐길 공간이 모자라 공놀이보다는 산놀이를 즐길 수 밖에 없었다 한다. 그래 어릴 때부터 산을 타기 시작했는데, 특히 암벽타기를 즐겼다. 그것도 아무 자일이나 헬멧등의 장비없이. 오로지 산을 대하는 본능적 힘과 이에 필요한 집중력으로 높고 험한 암벽을, 그것도 다른 사람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타곤 했다. 아무리 험한 암벽이라도 집중을 하고 바라보면 “논리적 길”이 보인다고 그는 말한다. 내 보기에 순수논리는 아니고 경험논리이지 싶다.
그러던 그가 1970년 파키스탄 북부에 위치한 고산 Nanga Parbat(8126m) 등정에서 사고를 당해 동상으로 발가락과 손가락 등을 잃은 이후 암벽타기를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이러한 고통과 좌절이 주는 아픔은 함께 올랐던 자신의 친동생을 잃은 고통에는 허나 비교할 수 없었다. 찾을 수 없었던 동생의 시체는 이후 2005년 원주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어 그 산에서 화장식을 벌려 곱게 저승으로 보낼 수 있었다. 그 사고 이후 그는 고산등반과 사막들의 위험지역 횡단 모험에 열중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그는 적지 않은 책들을 썼고 이곳 저곳에서 강연을 하며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둔 철학을 알리고 있다. 여적 ‘남부티롤’에 살고 있으며 산 위의 성 한 채를 구입해 박물관을 조성해 산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
그가 세상사람들에게 던진 적지 않은 훌륭한 말들 중 세 마디를 옮긴다:
“만약 사람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그들의 삶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겪었다 말한다면,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게다. 그 곳은 끔찍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험을 하는 이유는 죽는다는 가능성 없이는 모험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에베레스트 등반을 성공한 후 이탈리아 국기를 흔들지 않은 이유는 나는 이탈리아를 위해서도, 남부티롤을 위해서도, 오스트리아를 위해서도 그리고 독일을 위해서도 산에 오른 게 아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위해 산에 올랐다. 나는 내 휴지를 꺼내 흔들며, 이것이 내 깃발이다 말했다. 아무도 그 누구를 위해 에베레스트에 오르지 않는다. 너는 혼자 오르며, 오로지 너 홀로 그 정복을 이룰 수 있다.”
“산에 오른다는 것은 아주 강열한 꿈을 이룸이다 – 자유인이 되는 것.”